남녀를 불문하고 인간은 누구나 Good Sex를 꿈꿉니다. 성합(性合)
시에 찾아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커다란 희열감! 그러나 엄청난 희열감의 이른바
Good Sex란 언제나 얻을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혼자서 떠드는 강의를 싫어하는 저는 수업시간 중에 학생들과 자주 대화를
합니다.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 주제를 일주일 전쯤 미리 가르쳐주고 생각해오게 하죠.
<Good Sex란 무엇인가?> 이 글의 제목도 사실은 언젠가 학생들에게 내준 숙제였죠.
그리곤 다음 수업 시간. 어쩐지 지난 시간 결석했을 것 같은 여학생에게 물었습니다.
"Good Sex란 무엇일까요?"
"네? Group Sex요?"
순간 수백 명이 들어찬 강의실은 폭소, 폭소!!! 저의 영어 발음이 나쁜 관계로
어처구니없는 오해가 생긴 것이죠. 근데 말입니다, 그 때 문득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 강의도 하나의 섹스다! 수백 명과의 그룹 섹스? 으음-, 헌데 어떻게 해서
Good Sex를 이루어낸다지?'

혈기왕성한 젊은 남자들은 대부분 '속전속결' 형이게 마련이죠. 이글이글 불타는
욕망의 전차(戰車)를 타고 들소처럼 짓쳐 들어가던 때도 잠시, 속없이 저 혼자 코 푼
줄도 모르고 힘 자랑하며 의기양양하기 일쑤입니다. Oh, No! This is not good sex!
엥이∼, 쯧쯧! 그래 가지고서야 어디 사랑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그 안타까운
영육(靈肉; 영혼과 육체)을 달래줄 수 있겠남?

네티즌 여러분, 복습 한 번할까요? <Sex, Gender 그리고 성(性), 성교육>에서도 말 한
바 있거니와, '성(性)'이란 결국 '마음이 동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남녀가 서로 마음이 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죠! 서로 상대방의 마음
상태를 충분히 헤아리고 존중하고 음미해 주어야죠. 육체의 합일에 앞서, 마음이 먼저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말입니다.
육체의 합일, 즉 섹스는 두 존재가 하나된 마음임을 육체로 확인하는 '승화(昇華)된
과정'입니다. 흔히 마음, 또는 정신의 합일이 '승화의 과정'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그게 아니랍니다. '승화'란 오랜 세월동안 갈고 닦아진 연후에 일어나는 현상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마음은 어떻게 하나가 되는 걸까요? 우리 몸은 하나의 소우주(小宇宙)임은
이미 수많은 동양의 현자들이 언급한 바 있습니다. 섹스란 서로 부족함을 지닌 음과
양의 작은 우주가 또 하나의 보다 완벽한 우주로 탄생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는
거죠.
요새 단전(丹田)이나 기공(氣功)과 같은 호흡 수련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만,
섹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즉, 천지의 지극한 기운과 두 남녀의 생명 에너지를
합일시킨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어이구, 젠장! 그렇게 폼잡다가 골치 아파서 어디 섹스 하겠나? 스트레스 풀려다가
도리어 열 받겠네, 이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분들을 위해 좀 더 쉽게
말씀드리죠.

-KIS 칼럼니스트 김용표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