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제로 부부가 내원하여 진료실에서 언성을 높이는 경우를 종종 본다. “집사람은 고집이 너무 세서 다른 사람 말을 듣지 않는다.” “나는 노력하는데, 이 사람은 전혀 부부관계를 잘 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없다.” “오럴 섹스를 하거나 조금만 체위를 바꾸어도 나를 짐승 취급한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불만을 쏟아 놓는 남편들이 있다.

그 부인들의 응수도 만만치 않은데, “남편은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다.” “남편이 매일 술 먹고 들어와서 덤비는데 섹스가 제대로 될 리가 있겠나?” “남편은 섹스에 있어서는 초보다. 더 말하고 싶지도 않다.”고 불만들을 토로한다. 어쩔땐 서로 싸우기까지 한다. 대화의 주체가 자기 중심이 아니라 철저히 상대방에 대한 원망과 비난이 주가 됨을 알 수 있다.

부부간 성문제에 대한 대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자신을 주체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느낌을 관찰하여 자신을 자유롭고 정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동시에 상대방의 느낌을 잘 파악할 수도 있는 것이다.

1인칭 화법 ‘나는…’으로 시작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방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서 명확하게 이야기 해보라.

섹스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화가 난다면, “나는 당신과 더 많은 섹스를 하고 싶어요.”, 또는 “당신이 가끔은 먼저 원하는 섹스를 원해요.” 라고 말하는 것이 “당신이 항상 집에 늦게 들어오니 섹스도 안 되고 이 모든 것이 나를 화나게 만들어요.” 라든지 “당신의 사랑이 변했어요, 나와 섹스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내가 싫증난 건가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하다.

서로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즉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으면서 생각을 전하는 방법이 바로 1인칭 화법이다.

1인칭 화법은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단순히 1인칭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자기중심의 화법을 쓰면 상대방에 대해서 무엇을 트집 잡는 것이 아니기에 그 자체가 중립적인 표현이 된다.

그리고 자신의 솔직한 느낌에 대한 완전한 책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자기중심의 화법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이야기하면, 상대방은 비난당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되며, 방어적인 태도도 갖지 않게 되어 섹스 트러블을 보다 쉽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코엘 여성비뇨기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