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욕’, ‘혼전 섹스’, ‘잠자리 횟수 와 애정 지수….’ 요즘의 성 개방 풍조를 짐작하게 하는 TV 속의 성 관련 프로그램의 주 제들이다. 소위 음담패설이나 야한, 또는 불결한 농담으로 취급돼 몰 래 숨어서 키득거리며 주고받던 이야기들이 이제는 버 젓이 사회적 주제가 되고 있다. 섹스라는 것이 결혼생 활과 종족보존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행위임에는 틀림 이 없다. 그 덕에 남녀평등과 여권신장의 화두가 오로 지 섹스에만 있는 양, 이곳저곳에서 열을 내고 있다. 따라서 남자는 두렵다.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 사실이 든 근거 없는 추측 이든, 이제 얼굴 색 하나 붉히지 않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아내가 남편으 로선 두렵다. 예전에는 놀림거리였던 ‘애처가’ 또는 ‘공처가’ 는 그 냥 평범하고 가정적인 남편과 동의어가 돼버렸 다.

심지어 신세대 커플들에게는 ‘교처가’(嬌妻家) 란 신조어가 유행이란 다. ‘아내에게 교태를 부리는 남편’ 이라는 말이다. 편향되고 흥미위 주의 몇몇 언 론의 태도도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섹스를 제대로 모르 고 있는 우리에게도 원인은 있다. 잘못된 성에 대한 오해가 문제다. 성 공하고 힘 있는 남성이라면 당연히 섹스에서도 최고일 것이라는 과대망 상과 성적 으로 아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나약하고 쓸모없는 인 간이라는 피해의식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 다. 정확한 지식이 있어야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다. 전문가와 상담하고 답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 실적으로 어렵다면 서점에 가서 전문서적 한 권쯤 사 서 공부를 하자. 서로를 존중 하고 끊임없이 탐구하 고 노력한다면, 섹스는 두려운 것만도 아니다.

한국성과학연구소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
김진세 (02)859-4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