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있는데, 몸이 말을 안 들어서...'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할아버님께서 발기부전(勃起不全)을 치료해달라며 상담을 하셨다. 망측하다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실제 의학적으로는 정도의 차이이 지 나이가 많은 것이 성적 능력을 포기해야되는 이유 가 되지는 않는다.

물론 45세가 넘어서면 남녀모두 성 호르몬이 저하되 어 성기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심리적으로 남성은 여성화되고 여성은 남성화된다. 그래서 젊었을 적 부 인에게 잘해야 늙어서 서러움을 안 받는다는 이야기 가 정신의학적으로는 일리가 있다는 것이다. 노인이 되어 나타나는 성관계의 변화라면, 본능에 의지했던 섹스는 줄어들고 오히려 외로움을 덜고 말벗이 될 '관 계와 친밀감'이 더 중요하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에 소위 '박카스 아줌마'가 문제가 되고 있는 모 양이다. 노인들이 많은 공원에서 음료수를 건네며 1-2 만원으로 매춘을 유도한다고 한다. 당국에서는 노인들 을 괴롭히고 법질서를 문란하게 한다고 단속을 시작했 다.

노인들이 이성을 그리워하는 것은 '박카스 아줌마'의 매춘과 같이 육체적인 욕구만은 아닐 것이다. 필자가 수년전 사별(死別)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우울증에 관 한 연구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의 노인에 비해, 사별한 노인이 배우자가 있는 노인보다 우울증이 훨 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이러 한 차이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재혼을 하거나 이성 의 친구가 있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노인들이 '박카스 아줌마'들에게 바라는 것이 과연 성 관계뿐일까? 할아버지들이 바라는 것은 말하고 관심 을 갖아줄 상대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박카스 아줌 마'의 호객행위에 쉽게 넘어가는 것은 아닐지. '박카 스 아줌마' 단속으로 끝나지 말고, 보다 근본적으로 노인의 성문제의 해결을 위한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 이 더 중요할 것이다.

고려제일신경정신과 김진세 박사(상담전화 02-859- 4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