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관람불가’ 박물관이 있다?

2012년 12월호, 레이디경향 

 

 ‘19금’의 묘미가 있는 제주 건강과 성 박물관

때로는 맨송맨송한 부부 사이에 신선한 자극이 필요할 때가 있다. 모처럼 큰맘 먹고 떠난 제주도 여행길.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바삭바삭하던 부부 사이가 말랑말랑해졌다면, 여기에 화르륵 사랑의 불꽃을 당길 만한 로맨틱한 데이트 장소로 발길을 옮겨보자. 겨울이면 더욱 간절한 부부 온기 회복을 위한 이색 데이트 코스 제안.

대부분의 관람객이 커플을 이루어 때론 웃음을 터뜨렸다가, 때론 숨을 죽이며 둘러보는 이색 박물관이 있다. 게다가 ‘미성년자 관람불가’란다. 바로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 ‘건강과 성 박물관’이다. 흔히 성 박물관 하면 섹스와 관련된 에로틱한 조각 작품이나 남녀의 심벌을 희화화한 조형물이 늘어선 장소를 연상하곤 한다. 최강현 관장은 “성을 테마로 하는 전시관은 꽤 있지만 정식으로 1종 전문 박물관으로 박물관협회에 등록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라고 강조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과 건강을 아우르는 박물관이라고 말이다. 그렇다고 고리타분할 거라고 생각하면 또 오해다.

“처음에 전시관에 들어와서는 멈칫 하던 커플들도 돌아갈 때는 ‘즐거웠다’라며 웃고 나갑니다. 그만큼 관람 만족도가 높습니다.”

1층 성교육관은 어른을 위한 성(재)교육 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태기의 아내라면 ‘여성의 성감대 바로 알기’ 등의 섹션에 남편을 밀어 넣고 싶은 충동을 느낄 법도 하다. 이 구역을 지나 2층으로 자리를 옮기면 더 이상 얼굴 붉힐 일이 없다. 오히려 호기심에 번뜩이는 눈으로 전시에 집중하게 되는 ‘전시 효과’가 발휘된다. 이미 여러 관람객의 손길로 구멍이 숭숭 뚫린 문풍지 너머에서는 첫날밤을 보내는 신혼부부의 정사가 뜨겁다. 물론 실제 상황이 아닌 영상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남미, 유럽의 성문화와 고대 이집트, 로마 폼페이 등의 성문화를 볼 수 있는 성문화관이 단연 인기다. 무역업을 하던 김완배 회장이 해외 각국을 돌며 직접 수집했다는 전시물을 보고 있으면 희귀성뿐만 아니라 방대함에 입이 떡 벌어진다. 3만 점이 넘는 작품들을 찬찬히 둘러보자면 족히 세 시간은 각오해야 할 정도. 조각, 거울, 미로 등을 활용해 인간의 성적 판타지를 유쾌하게 풀어낸 성판타지관은 마치 ‘성인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성갤러리관에서는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에로티시즘 미술대전’의 수상작이 전시되고 있다. 국내외 실력파 화가들이 그려낸 에로틱 코드가 담긴 작품들이 재기발랄하다. 이 전시는 2013년 6월까지 열릴 예정이다.

건강과 성 박물관은 올해 부부 심리 전문가이자 가정법원 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강현 관장을 새로 영입하며 ‘아름다운 성문화, 건강한 성문화’의 장으로 거듭나고자 하고 있다. 또 넓은 실내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북 카페, 기념품 매장, 야외 조각공원 등을 갖추고 있어 부부 데이트 코스로 손색이 없다. ‘공통의 관심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둘러보고, 더불어 사랑의 온기를 좀 더 높여서 나설 수 있는 곳으로 말이다. 여미지식물원, 중문관광단지, 요트를 타고 주상절리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요트투어샹그릴라, 퍼시픽랜드 등이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연계 코스를 짜도 좋겠다.

위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1736 문의 064-792-5700, www.sexmuseu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