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26개의 뼈와 1백14개의 인 대, 20개의 근육의 경이롭고도 복잡한 얼개를 갖고 있 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것을 가리켜 ‘공학의 걸작 (Masterpiece of engineering)'이라 불렀다. 세계적인 발레 무용수 루돌프 뉴레에프의 발을 보면 그 말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섹스에 있어 발의 매력은 구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향(냄새)에 있다. 화학적으로 발은 음부에서 발견되는 것과 똑같은 지 방산이 풍부한 땀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연인의 발에 입을 맞춰본 사람은 누구나 원시적이고 후각적인 자극을 무의식적 으로 경 험하게 된다. 발바닥은 손바닥을 제외하고는 몸의 다른 어느 부위 보다 가장 많은 땀샘들이 넉넉하게 박혀 있 기 때문이다. 발바닥은 또한 손바닥과 함께 절대로 햇볕에 그을리 지 않는다. 햇빛에 노출될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라 몸안에서 그 무엇이 피부를 검게 하는 멜라닌(melanin) 을 만들어 내는 일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식기관이 다른 어느 부 분보다 거무튀튀한 색깔을 갖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 조적이다. 그래서 이 창백한 발바닥을 이용해 오손적 마조히즘 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피학대적 음란자들은 여성 앞에서 기어다니거나 발 에 입맞춤으로써 성적 쾌감을 느낀다. 오손적 마조히즘은 발가락이나 발바닥을 핥고서 쾌감 을 느끼거나 월경중에 성교를 하고 싶어 하는 일종의 성도착증이다.

즉 뾰족한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 의해 짓밟히면 성적으로 흥분하는 것이다. 연꽃 위를 걸을 정도의 세치의 작고 아름다운 발을 가진 여성과의 섹스라면 두말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그것은 현대 남성에게는 이상일 뿐이다. 지방이 있어 윤기가 흐르고(비), 부드러워 살집이 좋 으며(연), 모양이 아름다운(수) 발은 꿈속 의 여인일 수 밖에 없다. 그 보다는 발의 폭이 좁은 여자를 찾아나섬이 현명하 다. 대체로 미인이고 날씬하며 밤의 잠자 리에서도 뛰어난 편이기 때문이다.

한국성과학연구소
김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