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가 안되어 죽고싶습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남성이 절망적인 마음으로 상담을 왔다. 비뇨기과에서는 별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 었고, 치료도 받아봤지만 도통 예전 같지 않았다. 아 내는 6개월이 넘도록 잠자리를 하지 못하자, 혹시 바 람 난 것이 아니냐며 의심을 한다. 이제 결혼 생활 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사로 잡혔다. 상담결 과, 우울증에 의한 심인성 발기부전으로 진단되었 다.

우울증은 삶의 맛이 없어지는 병이다. 자는 맛, 먹 는 맛, 그리고 성적인 맛이 없는 병이다. 그래서 불 면증에 시달리고 입맛이 없다.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에너지가 고갈 되어 생기는 현상이다.

성기능도 마찬가지이다.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는 성 적인 욕구가 강렬해진다. 아무생각 없이 잠든 아내 의 얼굴을 보고도 울컥 성욕이 치솟는다. 성적인 수 행력, 소위 말하는 정력도 좋아진다. 하지만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에서는 한 마디로 모든 것이 귀찮다. 아내의 애교 넘치는 몸짓도 주책으로 보인다. 오히 려 자꾸 치근덕대는 아내가 무서워진다(?).

우울증에 의한 성기능 장애는 종류가 다양하다. 남성 의 경우에는 성욕에 장애가 생겨 관계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발기부전과 조루가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어려워 사정이 잘 안되 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에도 성욕장애, 흥분장애, 오 르가즘 장애 등이 있고, 성교를 할 때 심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우울증으로 인한 성기능 장애는 약물 치료와 부부 상 담으로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병이다. 성생활을 할 수 없다는 수치심과 절망감에 고통스러워하지 말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